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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대화 - 김효나 사진·도자·오브제의 대화展
날짜 : 2007-08-20 (월) 11:35 조회 : 3122



새벽의 대화

김효나 사진·도자·오브제의 대화展

2007_0820 ▶ 2007_0916





김효나_마사이마을에서_디지털 프린트_50×60cm_200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갤러리 현 홈페이지로 갑니다.








갤러리 현 기획 초대展



갤러리 현

서울 종로구 팔판동 27-5

02_722_0701


www.galleryhyun.com




새벽의 대화01 ● 내가 네게 수아에 대해 이야기 했니?
데이빗 런치의 쇼파에서 우리는 안고 자곤 했어. 자주색, 털이 조금 까칠한 우리 키만했던 쇼파에서 우리는 마주보고, 혹은 뒤돌아, 안고 자곤 했어. 안고 자곤 했어.
키스는 하지 않았어. 우리는 볼을 만졌어. 우리는 안고 자곤 했어. 아무말 없이. 그래야 하는 것처럼. 조용히. 서서히. 남몰래. 오후에. 방과후. 그때에.
안고 자는 시간도 기다릴 줄 모르던 그 때.
안고 자는 것에 대한 아무 생각도 없던 그 때.
안는 것 자체에 대한 사랑과 따듯함과
네가 있고, 그 외엔 아무도 없다는 조용함과 안심.
너와 나는 그리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는 이해와,
쇼파털이 조금 까칠해서 얼굴에 자국이 베길 수도 있다는 믿음.
우리 주위엔 아무도, 공기도, 소리도 없었지만
빛, 오후4시, 방과후의 빛이 있었고
너의 숨소리 혹은, 나의 ... 외엔 아무 것도 없고, 기억에도 없고, 이불도 없이
겨울도 아니었고, 여름도 아니었고, 가을도 봄도 아니었던 그 때,
수아와.






김효나_그녀의 주름_디지털 프린트_40×56cm_2004



새벽의 대화02 ● 이제 수아에 대해 말할 시간이야, 벌써 새벽이야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시간이 지남을 보는 것.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 새벽의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 이어가지 않으면 죽기 때문에.
페렉은 말한다.한 주제를 물고 늘어져라. 그것이 헛되고 그로테스크하고 바보같아질 지라도.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그저 우리가 계속 반복했던 것을 알았을 뿐이다. 더 보아라. 계속해라. 이어나가라 ● 사랑은 좀 다른 것 같다. 먼저, 사랑이라는 단어가 정말 있을까 의심스럽다. 다른 단어를 쓰길 바랬다. 그러나 소통하기 위하여 사랑이라는 단어를 쓴다. 사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관계를 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은 사랑이다. 사랑과 시간은 어떤 관계를 가질까. 시간이 지남. 사랑의 지남. 혹은, 시간이 지남, 사랑의 결실. 새벽의 대화는 언제나 이어진다. 새벽은 언제라도 있기 마련이다.
이어가기란 쉬운 일만은 아니다. 삼일, 삼개월, 삼년이 힘들다. 삼십년을 같이 산 부부를 존경한다. 그들에게 시간은 정말 삼십년이었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보는 것은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사랑이 지남을 보는 것.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 그리고 혼자 새벽의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 이어가지 않으면 죽기 때문에.






김효나_케냐에서_파이버 베이스지에 손인화_8×10inch_2004





김효나_자화상_파이버 베이스지에 손인화_8.8×5.8cm on 8×10inch paper_2005-6





김효나_자화상02_파이버 베이스지에 손인화_8.8×5.8cm on 8×10inch paper_2005-6



새벽의 대화03 ● 그거 아니? 나는 널 보자마자 내 방으로 들어갈거야. 잠을 잘거야. 빠져들거야. 그리고 다음날 서서히 방문을 열고 나갈거야. 널 봤던 그 자리에 가보지만 넌 없을거야. ● 나가는 순간 들어가고 싶어 / 들어가기 위해 나가 / 보는 순간 헤어지고 싶어 / 헤어지기 위해 만나 / 거는 순간 끊고 싶어 / 끊기 위해 걸어 / 입는 순간 벗고 싶어 / 마시는 순간 취하고 싶어 / 걷는 순간 머물고 싶어 / 쓰는 순간 끝내고 싶어 / 쓰는 순간 이름 붙이고 싶어 / 쓰는 순간 정리하고 싶어 / 하지만 새벽은 달라 / 그 순간 사라지는 건 내가 아니야, 새벽이야. 끊임없이 머물고 싶어. 새벽안에.






김효나_바람 (자화상 시리즈 중)_파이버 베이스지에 손인화_8.8×5.8cm on 8×10inch paper_2005-6





김효나_이상한 여인들 (자화상 시리즈 중)_파이버 베이스지에 손인화_8.8×5.8cm on 8×10inch paper_2005-6



새벽의 대화04 ● 혹시 아니, 새벽이 허락하는 것을, 새벽이 우리에게 주는 공간과 시간을. 완전히 혼자인 것을 ■ 김효나

*자료출처:네오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