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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일주 그리고 서울의 기억
날짜 : 2004-07-05 (월) 16:36 조회 : 2925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세종문화회관 앞 광장 ▣ 전시일정 : 2004년 5월 1일(토) ~ 2004년 7월 15일(목) ▣ 전시장소 :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 ▣ 주최 : 세종문화회관, 환경재단 ▣ 주관 : 그린페스티벌 조직위원회 ▣ 후원 : 서울특별시, 환경부, 문화관광부, KBS ▣ 대표작가 : 알렉스 웹,Alex Webb 마틴 파, Martin Parr 브루노 바비, Bruno Barbey 스튜어트 프랭클린, Stuart Franklin 스티브 맥커리, Steve McCurry 토마스 호웹커, Thomas Hoepker 제임스L. 스탠필드, James L. Stanfield   | 전시서문 | 사진으로 보는 환경, 환경으로 만나는 사진 ● 신수진 (연세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 / 사진심리학 박사)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환경은 끊임없는 과제의 근원이다. 모든 더불어 살아가기가 그러하겠지만 환경과 인간의 관계는 지배와 순응의 순환 고리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환경을 지배함으로써 삶을 유지하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으며, 동시에 환경에 순응함으로써 그 일부로서 살아갈 수 있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환경에 주목하고 환경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도시는 현대인에게 가장 일반적인 환경의 일부가 되었다. 그곳은 제한된 자원으로 무한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지배의 공간이며, 인류의 모든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순응의 공간이다. 인류가 처해 있는 환경과 관련된 문제들은 대부분 도시의 형성이나 변천과 관련해서 발생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가 지닌 순기능적 효율성과 유연한 생산성은 여전히 다수의 사람들을 도시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도록 붙잡아 두고 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도시가 생겨났고 도시가 생겨난 곳에 더 많은 사람이 모여 든다. 도시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욕망과 성취, 절제와 좌절이 보인다. 『80일 간의 세계일주』는 인류의 가장 중요한 환경으로서의 도시에 주목한다. 거대한 마천루는 말할 것도 없이 물길이나 숲조차도 인간에 의하지 않은 것이 없는 그 곳에 낯설음 또한 없다. 도시의 주역은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다. 바라보기와 생각하기 사진술이 발명된 후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진들이 찍혀졌고 대량으로 복제되어 유통되었다. 시각 언어로서 사진이 지니는 선구성은 동영상을 포함한 시각 매체들이 일관되게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방식의 재현을 추구하며 증명되었다. 육안의 이미지 형성 원리를 본떠서 만들어진 카메라가 만들어내는 방대한 양의 이미지들을 통해서, 인간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눈을 가지게 된 것이다. 사진은 과거로부터 날아온 현재 진행형이다. 30년 전 모로코의 분주한 시장에서 한 손에 어린 동생을 붙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머리에 얹혀진 무거운 짐을 지탱하며 걸어가던 소년(「Bruno Barbey, Marrakech Market, My Morocco, 1976) 참조)은 지금쯤 여유로운 생활을 안위하는 장년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만나는 그는 창살처럼 드리운 세로의 그림자 뒤에서 삶의 무게를 감당해 내는 측은하고 대견한 아이의 모습 그대로이다. 지금도 지구촌의 어느 한 골목길에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진은 바야흐로 이 시대를 대표하는 공동의 사고 환경이다. 무선통신과 인터넷 망조직은 이미지의 전파력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고 일단 사진에 찍혀진 내용은 언제라도 타인과 공유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짧은 시간 안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공간을 눈앞에 펼쳐진 장면인 듯 관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은 인류가 같은 것에 대해 감동하고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래서인지 지구 반대편에서 찍혀진 거대한 조각상, 빌딩 숲 사이 공원, 해가 지면 몸을 누일 잠자리, 가족과 함께 꾸려가는 살림살이들은 신기하게도 나라마다 서로 조금씩 비슷한 구석이 있다. 닮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우리 모두의 삶이 사진 속에서 고스란히 담긴 것이다. 인간을 둘러싼 환경으로서의 도시에 대한 관심은 어쩌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인류가 도시에 주목하고 사진이 그것을 증거할 때, 비로소 도시는 삶의 필수요소로서 고려되고 보다 나은 환경의 일부로 제고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은 우리가 바라다 본 것의 결과물이며, 동시에 무엇을 볼 것인가를 결정하는 동인이기 때문이다. 환경의 중요성을 전하는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때론 더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소통의 효과를 지닌다. 사무실에서 잠시 벗어난 듯 양복차림으로 풀밭에 눈을 감고 반듯하게 누워있는 사람을 찍은 사진(「Jos? Azel, New York, USA, 1993」)이 전하고 있는 메시지를 언어로 바꾸는 것은 번거로울 뿐 아니라 자칫 진부한 이야기에 머무를 수 있다. 도시와 자연의 조화, 현대인에게 있어서 휴식의 의미, 인간의 영원한 안식처인 자연, 도시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인간 중심적 환경으로서의 자연 등등, 이 많은 이야기들을 한 장의 사진이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지배와 순응의 관점 『80일 간의 세계 일주』가 보여주는 환경에 대한 시각은 도시와 인간의 상호 작용에 대한 지배와 순응의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배의 관점을 구성하는 도시 속의 인간은 자연에 맞서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또한 일시적이거나 영구적인 환경의 변형을 시도하고, 적극적인 가치 창출을 위해 고뇌하고 인내한다. 하늘로 뻗어나가는 거대한 손(「Alex Webb, Istanbul, Turkey, 2001))은 멀리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사원보다도 강하고 분명한 존재감으로 새에게 먹이를 준다. 공원을 완전히 뒤덮은 수백 수천의 담요(「Thomas Hoepker, New York, USA, 1983))는 마치 땅을 포장해 나가는 대지 예술을 방불케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염색된 천들이 닦아내는 바다로 향하는 길(「Ferdinando Scianna, Benares, India, 1997)) 역시 인간이 환경을 지배하는 방식에 대한 상징으로 작용한다. 장난감 카메라를 들고 사진 찍는 자세를 취한 아이들(「Martin Parr, Venice, Italy, 1990))의 모습은 사뭇 진지하다. 관광은 말 그대로 무언가를 보러 가는 것이고, 사람들은 관광지에서 무엇을 보았는지를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그래서 기념사진은 자신이 속해 있는 시공간적 환경에 대한 강력한 소유의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전리품을 수집하듯 망막의 이미지를 필름에 담는 행위야 말로 인간의 환경에 대한 사적 지배의 욕구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이에 비해 순응의 관점은 도시환경이 제공하는 자연에 대한 적응적 삶의 모습을 담고 있다. 도심의 분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들 사이에서 아이처럼 뛰놀기(「Gueorgui Pincassov, Lisbon, Portugal, 1998)), 일정한 간격으로 두고 잔디밭 공유하기(「Thomas Hoepker, Munich, Germany, 1989)), 하늘 위에서 잠들기 (「Stuart Franklin, Kuala Lumpur, Malaysia, 1997)), 폭풍으로 벽이 사라진 건물에서 살아가기(「Raghu Rai, Orisaa, India, 1999)) 등 순응적 삶의 장면에는 보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있다. 고층 건물로 된 주거 지역의 공원에 옹기종기 모여서 아침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Alex Webb, Istanbul, Turkey, 2001))은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환경과 너무나도 닮아있다. 바닥에 비슷비슷한 크기의 매트를 깔고 동시에 하늘을 향해 다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은 좁은 공간을 함께 나누어 쓰면서 서로 맞추어 가는 현대 도시인의 생활을 단편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같은 땅을 허공에서 위 아래로 구분하여 공유하는 사람들의 순응적 모습인 것이다. 지배와 순응은 실제 삶 속에서 분리되어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인간과 환경의 바람직한 관계는 지배와 순응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찾아질 수 있는 것이다. 곧게 뻗은 도로로 분리된 숲을 다시 이어주는 생태 다리(eco-bridge)의 사진(「Joel Sartore, Alberta, Canada, 2001))은 그러한 가능성을 탐구하고 실천하는 방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자연에 대한 지배의 상징인 고속도로와 그로 인해 단절된 삶의 터전을 순응적으로 보완하는 숲길을 바라보면서, 환경과 도시 그리고 인간이 조화롭게 아름다운 우리의 미래를 그려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들여다보기와 압도되기 『80일 간의 세계 일주』전이 지니는 큰 특징은 국내 최초로 옥외에서 장기간 진행되는 대규모 사진전이라는 점이다. 전시 제목에 대응하는 세계의 도시 환경 사진80 장을 80일 간 마흔 개의 게시대의 앞뒤 면에 고정시켜 선보이며, 각 사진의 크기는 90 × 135 ㎝에 달한다. 총 840 ㎥의 면적에 해당하는 대로 상에 설치한 240 × 180 ㎝의 전시대들은 그것만으로도 장관을 연출한다. 전시 공간이 제한된 실내가 아닌 만큼 어느 위치에서 사진들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기존의 전시장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다채로움을 맛볼 수 있다. 전시된 사진으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두고 프레임의 전체를 찬찬히 살펴보면, 정지된 순간을 담고 있는 사진 이미지가 유도하는 ‘들여다보기’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과 다양한 감성, 무수한 이야기 거리를 찾아내는 즐거움은 나만의 세계여행의 시작이다. 한 발 더 다가서서 눈길을 끄는 프레임의 내부 어딘가에 시선을 고정시키면, 대형 인화만이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압도되기’를 경험할 수 있다. 마치 사진 속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 등장 인물들과 함께 호흡하는 듯한 기분으로 신나는 여행의 절정을 맛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세종문화회관의 계단에 앉아 잠시 쉬어 보면 어떨까. 아마도 지구촌을 한 눈에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흐뭇함과 특별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과 디지털 프로세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와 같은 형태의 전시가 준비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전시된 사진들은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이미지 데이터 베이스를 통하여 선택되었고, 최종 인화상의 크기에 적합한 스캔 데이터로 가공한 후, 모든 사진이 어느 정도 일관된 농도와 톤과 텍스쳐를 가지도록 디지털 프린터로 출력한 것이다. 수십 명의 사진가가 수십 년에 걸쳐 전세계에서 촬영한 원본들을 단순히 한 자리에 모아 놓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전시에 적합한 형태로 묶어 낸다는 것은 아날로그 시대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방대한 작업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사진 기술의 측면에서, 이번 전시는 하나의 실험적 무대가 될 수도 있다. 옥외라는 특수 상황에서 석 달 가까이 열리는 전시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온도 및 습도의 변화, 또는 직사광선에 대한 노출의 문제가 관심을 받고 있다. 경험적인 자료의 축적을 통해서 디지털 인화술의 현 단계가 얼마나 안정적인 보존성과 내구성을 보장하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우리가 보는 것은 우리의 생각을 결정한다. 거대도시 서울의 한복판에 걸린 여든 장의 사진은 또 하나의 환경 조형물로서, 주목해야 할 환경의 일부가 된다. 이 사진들이 세계 도시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하고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경험을 선사함으로써, 환경이라는 지구촌 공동의 문제에 보다 진지한 관심을 갖도록 하는 작은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80일 간의 세계일주』에서 시차가 만들어 내는 숨겨진 하루는 오늘 서울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몫인 것이다. | 주요 작품 |    작품 설명 : 조엘 사토레 (Joel Satore) 캐나다에서 맛 좋은 육질의 쇠고기와 카우보이가 상징인 앨버타는 북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태고적 자연의 경관과 야생동물을 위한 환경 친화적 인 주(州)의 정책으로 유명한 곳이다. 앨버타 주의 주도는 에드몬튼 Edmonton. 이곳의 자랑거리인 회색곰과 기타 야생동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하여 세워진 이른바 \'생태계 육교\'는 캐나다 앨버타의 한 고속도로를 야생동물들이 안전하게 가로지를 수 있도록 고안된 환경친화적인 도로건설의 한 예로 기록된다. © Joel Satore / National Geographic Image Collection    작품 설명 : 마틴 파 (Martin Parr, 영국, 1952~ ) 베네치아는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 자치주의 주도(州都로서 흔히 베니스라 불리운다. 저명한 국제영화제와 아름다운 가옥구조 그리고 이탈리아 특유의 칸쵸네가 어울리는 도시이다. 지리적으로 베네치아만 안쪽의 석호(潟湖) 위에 있는122개의 섬들이 약 400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자동차의 통행이 불가능하고 수로를 따라 곤돌라로 이동할 수 있게 형성된 수상도시이다. 산 마르코 대성당, 두칼레 궁전 등 유적이 많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 Magnum Photos / Martin Parr, 1990    작품 설명 : 제임스 L. 스탠필드 (James L. Stanfield, 미국) 인도 반도 북서부 인더스강 유역에 있는 나라인 파키스탄은 원래 정식 명칭이 파키스탄 이슬람공화국이다. 파키스탄이란 우르두어로 \'맑고 깨끗한 나라\'를의미한다. 동쪽은 인도, 서쪽은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남쪽은 아라비아해, 북쪽은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카라치는 파키스탄 남부 아라비아해에 인접한 인더스강 하구 서쪽에 있는 최대 항구도시이다. \'빨랫골\'을 뜻하는 도비가트에 삶고 두드린 다음 말리기 위해 줄줄이 널어져 있는 빨래들 위로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다. © James L. Stanfield / National Geographic Image Collection    작품 설명 : 브루노 바베 (Bruno Barbey) 중국의 쓰촨성은 대부분 분지와 험준한 지형의 산들로 이뤄진 곳이다. 중국내륙의 서부에 위치한 이곳은 보통 쓰촨분지(四川分地)라고 일컫는다. 사면이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온화하고 다습한 기후를 지니고 있다. 이곳에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알려진 로샨 대불상(大佛像) 이 있는데 당나라 현종 때 잦은 홍수로 큰 유실을 입은 당시의 어려움을 불력으로 이겨보고자 90년의 세월을 들여서 제작한 것인데 그 높이가 72m에 이르고 부처님 머리의 직경이 10m가 넘는다고 하며 발 위에는 성인 10명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된다고 한다. © Magnum Photos / Bruno Barbey, 19    작품 설명 : 조지 스타인메츠 서아프리카에 있는 전형적인 내륙국가인 니제르는 내륙에 위치해 있는 관계로 해수면과 접한 염전의 개발이 아닌 산악지대에서 담수를 태양에 노출시켜 제조하는 소금 생산지로 유명하다. 이 나라의 서남쪽 끝을 흐르는 니제르강에서 유래한 이 나라의 이름은 공식적으로 니제르 공화국이다. 북쪽은 알제리리비아, 동쪽은 차드, 남쪽은 나이지리아베냉, 서쪽은 말리부르키나파소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 Georges Steinmetz / National Geographic Image Collecti | 전시모습 |